홍림과의 관계로 처녀성을 잃고 새삼스러운 속세에 눈을 떠가는 여자로서의 형상은 그토록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되지만 왕후로서의 직책과 신념을 헌 신짝 내다버리듯이 포기하는 형상은 이해할수 없었습니다.
홍림에게 고물 글썽이며 쌍화병을 먹이고, 궁을 떠나 어디라도 좋으니 도망가자고 애원하는 왕후의 형상은 그저 외로움에 지쳐있던 한명의 거짓없는 처녀에 불과했습니다.
게다가 왕후는 홍림을 만나지 못한다는 까닭으로 자살까지 시도합니다.
이런 미련한 포즈를 하는 왕후가 친원 힘들을 꾸짖던 그 카리스마 넘치는 왕후였다니! 도무지 동감되지 않는 급격한 변화였습니다.
왕후의 이런 형상들이 동감을 얻으려면 초반에 출현한 왕후의 웅장한 형상들은 생략하거나 다른 식으로 설정되었어야한다고 봅니다.
처음부터 왕후가 위신따윈 없고 그저 왕의 사랑을 갈구하며 외로움에 몸을 떠는 여린 캐릭터였다면 한결 자연스러웠을 것입니다.
홍림의 경위는 왕과 왕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역증만 유발하는 캐릭터였습니다.
이런 캐릭터에 대해 흔히 민폐 캐릭터라고도 하는데요.
처음으로 여자를 품어 본 혈기왕성한 청년의 방황이 이해 안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근엄한 순간마다 어리석은 처신으로 근방 생김새들에게 모면을 주는 형상은 그저 역증스럽더군요.
남달리 어렵사리 왕에게 용서를 구했으면서도 또다시 온갖 것을 시작점으로 돌려버리는 포즈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인물들의 이런 포즈들은 영화가 전개될수록 여러 포즈들이 맞물려 자연스럽게 종국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최초부터 종국을 정해놓고 거기에 끼워 맞춘 듯한 심정이 들어 대단히 부자연스럽습니다.
단순히 육체적 쾌락에 빠져 눈 먼 사랑을 표출하고자했다면 방대하게 문제될 것이 없는 전개이지만 이 영화는 고려의 왕과 왕후, 호위무사가 혼잡한 사담입니다.
충분히 드라마틱할수 있었던 소설이 동감하기 힘든 생김새들의 내면 변화로 인해 성가신 치정극이 돼버렸습니다.
그나마 왕의 캐릭터가 일관성을 가진 조건에서 쥐다한 풍채를 보여주며 순하게 마음이 입이 되는 캐릭터였습니다.
영화를 본 거의의 관중들이 얘기하듯이 왕은 주진모의 특별난 연기가 더해져 이 영화에서 거의 유일무이하게 빛을 발하는 캐릭터입니다.
다만 후사를 위한 왕후와의 합궁에 홍림을 선정했다는 것이 조금은 이상했습니다.
홍림을 그토록 사랑했다면 최초부터 질투심 탓에 합궁따위는 다짐하지도 않았을텐데 왕은 아무렇지도 않게 홍림을 선정했고 청산 온갖 종국이 거기서 시작됐기 탓입니다.
그렇지만 왜 자기를 합궁시켰나는 홍림의 조사에 너를 닮은 아이라면 너 처럼 다감하지 않겠느냐라고 답한 것을 보면 연인의 어린이를 보고 싶다는 그리움 뭐 그런 의도로 홍림을 선정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다짐이 제주 테트라필드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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